23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3자회담에선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을 무조건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희망해 타협점을 찾을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장기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에 앞서 "우리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북한에 어떠한 유인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에서도 '북핵회담'이 오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은 23일 YTN에 출연, "3자회담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2년이 될지, 3년이 될지 모르는 어렵고 긴 과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93∼94년 핵 위기 때도 제네바 합의에 이르기까지 3년이 걸렸다. 이번 회담의 개최국이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도 "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