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미국 중국간 3자회담이 23일 오전 9시30분 중국정부 영빈관인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작됐다. 당초 예정보다 30여분 앞당겨진 시간이다. 한국전쟁의 휴전협정 조인국 당사자인 북.미.중 3국의 회동은 50년만에 처음이다. 미국측 대표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오전 7시25분 숙소를 나서 7시55분께 댜오위타이에 도착했다. 이어 리근 외무성 미주 부국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오전 9시 회담장에 들어섰다. 이날 회담은 오후 3시30분에 산회됐다. …톈안먼 광장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댜오위타이 정문 앞에는 한국 일본의 기자 등 수십명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일본 NHK 후지TV 등 방송들은 10여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회담장을 오가는 인사들을 촬영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댜오위타이 경비실의 경비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근무하고 있어 이 지역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를 실감케 했다. 또 이 앞을 지나는 행인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취재진들도 마스크를 착용한채 취재에 임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주중 북한대사관 앞에서는 이날 오전 취재진들이 북한의 한 관계자에게 이번 회담을 3자회담이라고 거론하자 발끈 화를 내며 '조(朝,북한).미회담'이라고 애써 강조, 취재진을 당혹스럽겠다. 북한은 당초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해 왔으며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평가절하해 왔다. …북한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북한군 총정치국장은 이날 중국 방문일정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지난 21일 베이징을 방문한 조 부위원장은 방중 기간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궈보슝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차오강촨 국방부장 등 중국 고위인사들과 접촉하며 3자 회담에 대한 입장을 최종적으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권순철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