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다수파인 시아파 이슬람교도들은 사담 후세인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이제 나라의 정치적 미래를 만들어갈 수적 우위를 확보했으나미래에 대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내 시아파의 대다수는 세속적이며, 진보, 좌파, 민족주의 정당들에 속해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이슬람 성직자들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왔으며 최대 영향력을보유하고 있다. 레바논의 시아파 문제 전문가인 압델 마지드 지르카트는 "이는 이라크의 미래를결정하는데 있어서 누가 시아파의 최종적인 대변자가 될 것인가를 둘러싼 싸움"이라고 말했다. 시아파 성직자들은 이번주 남부 이라크에서 대규모 순례행사를 벌임으로써 그들의 조직능력을 과시했다.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 있는 시아파 교육센터 소장인 아야툴라 알리 후세인 알시스타니 같은 성직자는 사담 후세인 치하에서 고난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정치적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반해 세속주의 시아파 지도자들 대부분은 후세인 치하에서 외국에 머물러국내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라크 국민회의(INC) 지도자인 아흐마드 찰라비의 경우 10대 때인 1958년 망명길에 올라 외국에 머물러왔다. 시아파와 수니파, 기독교도, 범아랍주의자들의 단결을 추진하는 이라크 국민합의의 지도자 이야드 알라위 역시 1970년대에 망명길에 올랐다. 찰라비와 알라위는 모두 후세인 정권 붕괴 직후 바그다드로 돌아와 권력기반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의 후안 콜 교수는 "이라크 시아파들은 바트주의 체제에 대한증오에는 일치돼 있지만 전후 이라크에 대한 비전에 대해서는 통일돼 있지 않다는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세속-종교주의적 갈등이 같은 단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경우까지 있다. 이라크 이슬람혁명 최고회의 소속인 셰이크 카림 알 사디는 최근 "우리는 신의말씀이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전후 이라크의 이슬람 체제 전망을 제기했다. 그러나 같은 단체 소속인 아크람 알 하킴은 "시아파는 권력분점을 가져다줄 민주선거를 바랄 뿐"이라고 말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대부분 수니파가 집권하고 있는 이라크 인근 국가들은 시아파의 득세에 우려를 표시하는 모습이다. (카이로 A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