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이 몰염치한 최고경영자(CEO) 탓에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아메리칸항공 승무원노조는 24일 "심각한 경영부실로 회사는 망할 지경인데도 뒤에서 보너스만 챙기려 한 도널드 커티 CEO의 비도덕적 행위에 분개,회사의 구조조정방안을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메리칸항공의 파산보호신청은 불가피해졌다. 회사 소식통들은 "내주 초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측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커티 CEO를 전격 경질하고 40대의 제라드 아페이 사장을 신임 CEO로 임명했으나 사태수습은 어려울 전망이다. 커티는 지난주 사내 3개 노조 중 조종사노조 및 육상근무노조와 임금삭감 등 18억달러 규모의 구조조정에 합의,법원의 파산보호없이 자력 갱생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커티 CEO 등 일부 경영진이 오는 2005년까지 재직할 경우 연봉의 2배를 보너스로 받기로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