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통합21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김 행씨(45)가 의류업체 사장으로 변신했다. 애니메이션제작사 ㈜서령창작을 운영하던 김 사장은 지난 1월 업종을 바꿔 '까챠'라는 브랜드의 중저가 여성용 의류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디자이너 3명 생산직원 8명 등 모두 15명의 식구를 거느리고 한달 정도 고생하다가 최근 자리를 완전히 잡았다. "선거가 끝난 후에는 몸도 아프고 대인기피증이 생길만큼 후유증이 컸습니다." 김 사장이 꿈꾸었던 의류사업을 하기로 하고 첫 매장을 낸 곳은 광주.민심을 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광주 시민들이 저를 욕하면 이민이라도 가겠다는 심정이었어요. 그런데 뜻밖에 따뜻하게 대해 주시더라구요." 김 대표는 최근 서울 명동·잠실·압구정과 광주 부산 분당에 매장을 내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행사매장에서는 매출액이 톱클래스에 오를 정도다. "저희 회사 옷은 자유롭고 다양한 컬러가 특징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어둡고 단조로운 색을 많이 입고 있어 색으로 승부를 보자고 맘 먹었죠." 초보 사업가치곤 똑부러진 컨셉트를 지닌 김 대표는 돈을 모으면 베네통처럼 튀는 광고로 휴머니즘을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책연구소연구원,신문기자,CF모델,정치인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그는 올 봄학기부터 청주대 정치사회학부에서 '사회조사방법론'등을 강의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재주도 좋다"고 하자 그는 "어느 조사에서 제가 컴퓨터를 잘할 것 같은 사람으로 뽑히는가 하면,출세지향적이고 깔끔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e메일도 보낼줄 모를만큼 기계치인데다 어수선한 방에서 뒹굴며 만화책 보기를 제일 좋아한다"며 웃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