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이 작년 순이익 1백19억원보다 두배 이상 많은 2백87억원을 현금배당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전체 배당액의 절반 정도인 1백43억원이 세종증권의 최대주주(49.29%)인 세종금융지주회사에 돌아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세종금융지주회사는 사실상 세종증권의 '주인'인 김형진 회장과 김 회장 부인이 지분 1백%를 보유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종증권은 지난 3월31일을 기준일로 주당 9백원(액면가 5천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지난해 배당액(주당 1백50원)보다 5백% 증가한 것이다. 김규철 세종증권 이사는 "배당 가능한 재원이 작년 순이익을 합쳐 모두 3백20억원 정도"라며 "금융지주회사의 수입원은 어차피 배당액뿐인데 1998년부터 2000년까지(사업연도 기준) 대주주 배당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고배당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대주주가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보다 단기이익만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8년 동아증권(세종증권의 전신) 인수 이후 이번까지 모두 두차례에 걸쳐 1백67억원의 배당을 받게 됐다. 구철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침체로 증권업계의 경영사정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중소 증권사가 내부유보금까지 털어가며 고배당을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종증권이 작년에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익구조가 안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선물·옵션 등 고위험 상품을 효과적으로 운영한데 따른 것이다. 심규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는 현금을 챙기고 소액주주들에게도 인심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결국 대주주가 고액배당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