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오피러스' .. 프로야구 선수 박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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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 운전자를 위한 최고급 명품세단'이라는 오피러스를 처음 타본 것은 지난 3월.
그동안 타고 다니던 중형차를 처분하고 며칠 동안의 고민 끝에 선택한 차였다.
몸을 최우선시하는 프로 운동선수들 세계에서 안전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튼튼하다는 일부 수입차를 권하는 이들도 없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오피러스의 첫 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았기에 주저없이 계약서에 사인했다.
결과는 대만족.
예전에 흙으로 덮인 학교 연습장에서만 야구를 하다가 처음으로 잔디구장에서 시합했을때 느꼈던 감동과 비교될 정도였다.
전면부에 벤츠 E클래스의 디자인을 따온 것 같으면서도 훨씬 품격있는 외관,전체적으로 포드 타운카와 뉴그랜저XG의 이미지를 혼합한 가운데 느껴지는 한국적 멋 등은 한 눈에도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광주엔 아직 오피러스가 많지 않아 가는 곳마다 시선을 끌게 된다.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한번씩 뒤돌아보고 신호대기 중엔 아예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놓고 보는 이들도 있다.
지난주엔 누군가 유심히 차를 보다가 한참 후에야 나를 알아보고는 "박재홍 선수 아닙니까"하며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다.
야구선수로 어느 정도 얼굴이 알려졌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보다 차가 먼저 눈에 띄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내게 오피러스는 한마디로 편한 차다.
다른 차들은 천장에 머리가 닿을 듯해 짓눌리는 느낌을 받지만 오피러스는 머리 위로 한 뼘 넘게 공간이 남기 때문에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갑갑함이 전혀 없다.
트렁크도 넓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배트와 글러브,갈아입을 유니폼 등을 한아름씩 싸들고 다녀야 하는 내겐 꼭 필요한 것이다.
좁은 의자 밑에 손을 넣지 않아도 되도록 앞문에 위치한 시트 조절장치나 뒷좌석의 햇볕 가리개 등 운전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오피러스를 처음 운전해보던 날,밟으면 밟는대로 나가는 배기량 3천cc짜리 신형 엔진은 마치 '앞차는 다 비켜'라고 말하는 듯했다.
시동은 너무도 부드럽게 걸렸고 주행은 물 위를 미끄러져 달리는 듯 부드러웠다.
브레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짧은 순간의 강단을 유지하고 있었고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는 고속도로의 질주를 자신있게 리드하도록 했다.
좋은 차는 자랑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알아보는 것 같다.
구장에 차를 몰고 나가면 팀 동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한번씩 타보자고 성화다.
덕분에 요즘 시합전 구장에서는 뜻하지 않았던 오피러스 자랑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값비싼 수입차를 타고다니는 한 선수는 요즘 자신의 차보다 내 오피러스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다.
어쩌면 우리 팀에 오피러스 동지들이 몇 명 더 생길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누가 고급 대형승용차를 살 생각이 있다면 자신있게 권해줄 수 있다.
"오피러스를 고르면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