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평내 분양시장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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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여 만에 아파트 공급이 재개되는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평내지구에서도 분양가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분양권을 1년동안 사고 팔 수 없는 투기과열지구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30평형대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최고 1백26만원이나 올랐다.
같은 곳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10개월 만에 29%나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치솟고 있는 아파트 분양가를 어떤 형태로든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얼마나 올랐나
대주건설이 다음달 초 남양주 평내지구에서 공급하는 '대주파크빌'아파트의 33평형 분양가는 1억8천6백만원선이다.
따라서 이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5백63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같은 평내지구에서 대주건설이 분양한 35평형 아파트보다 평당 65만원 비싼 것이다.
또 지난해 6월 인접한 호평지구에서 역시 대주건설이 분양한 35평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4백37만원)와 비교하면 무려 1백26만원이나 급등한 가격이다.
평내지구에서는 지난해 6월 신명종합건설이 평당 4백45만원에 30평형대 아파트를 공급한 이후 10월 중흥주택이 평당 4백80만원대에,12월 유진기업이 평당 5백3만원에 각각 아파트를 분양했다.
같은 택지지구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1백18만원 급등한 셈이다.
평내지구와 붙어있는 호평지구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6월 평당 4백37만원(대주건설)이던 30평형대 아파트는 7월 4백87만원(현대산업개발),10월 4백98만원(금강주택)으로 뛴 뒤 12월에는 5백만원을 훌쩍 넘은 평당 5백34만원(동원개발)에 공급됐다.
평내지구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며 "같은 택지지구에서 1년도 지나지 않아 물가상승률의 10배에 가까운 인상률을 보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너무 비싼 분양가에 소비자 외면
과다한 분양가 인상 탓인지 오랜만에 분양이 재개된 경기도 남양주 평내택지지구의 분양현장이 썰렁하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할 뿐 아니라 떴다방(이동중개업자)조차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남양주의 경우 가뜩이나 분양시장이 침체해 있는데 분양가마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구리시 교문사거리 인근에서 문을 연 대주건설의 '남양주 평내2차 대주파크빌' 모델하우스는 하루종일 한산했다.
대부분의 모델하우스들이 개관 첫날에는 청약대기자들로 북적대는 모습과는 판이했다.
구리시 토평지구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마트 관계자는 "떴다방들이 많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한 팀도 없어 의외"라며 "순위 내 청약이 미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분양가 폭등이 시장 침체 부채질
남양주 지역의 경우 지난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분양권 거래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순위에서 높은 청약경쟁률로 마감돼 화제를 뿌렸던 현대아이파크의 경우 30평형대가 1억9천만∼2억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매기가 없다.
여기에다 분양가 인상 행진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주 시장은 그동안 거품이 다소 끼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거품을 걷어내고 실수요자들을 끌어들여야 할 업체들이 거꾸로 잇속 챙기기에 나서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식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과다 인상이 시장 침체의 주범이라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단타투자자들의 관심이 완전히 식어버린 남양주의 경우 합리적인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되지 않으면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종현·김진수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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