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와 북핵문제 등으로 경기 불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콜금리 인하'를 점치는 의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나라 안팎의 악재에 맞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다음달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국제원유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환율이 지난달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을 유지,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든 점도 '콜금리 인하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 조만간 콜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미국계 증권사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은 최근 "한은이 조만간 경기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금리인하폭을 0.25%포인트로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여전히 콜금리 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는 적은 반면 물가불안을 심화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어 향후 콜금리의 향배를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정규영 한은 부총재보는 "원유가격 하락으로 물가에 대한 부담이 줄어 한은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데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직 향후 경기수준을 속단하긴 이른 만큼 대내외 변수들의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