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중중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와 공항 면세점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측에 임대료 등 공항 시설 이용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국내외 항공사 모임인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공사와 건설교통부에 보낸 공문을 내세워 사무실 임대료 및 공항 착륙비 인하를 요청하고 있다. IATA는 공문에서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5월부터 연말까지 공항 착륙비를 30% 내려주기로 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은 3개월간 50%, 대만 공항은 6개월간 15%를 깎아주기로 했다"며 한국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촉구했다. AOC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공항당국이 항공사들의 어려운 형편을 고려해 공항 이용료를 깎아주고 있는데도 인천공사는 오히려 임대료를 올리려 한다"며 "항공사들은 인천공사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라크 전쟁에 이어 사스가 터진 탓에 올해 최악의 경영난이 우려된다"며 "공항이용료 인하뿐 아니라 세제.금융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한국관광공사 애경 DFS서울 등 4개 면세점도 이달 들어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자 최근 면세점장 회의를 열고 임대료 인하를 공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측은 1단계 건설투자비에 대한 이자비용(지난해 2천5백억원)에 허덕이고 있어 이들의 요청을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희영.오상헌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