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최근 청와대 고위인사 및 노무현 대통령 측근의 잇단 '비판성 발언'에 황당해하고 있다. 주공 임직원들은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과 노 대통령의 경제정책 참모로 활약했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가 연이어 "주공이 제대로 된 주택정책을 세우지 못하는 등 서민주거 안정에 별 도움을 못주고 있다"고 지적하자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라며 서운해하고 있다. 정 보좌관은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이 1백%를 넘었는데도 아직 집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운을 뗀 뒤 "집이 두채 이상인 사람이 있는 반면 매일 지하(셋방)를 전전하며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는 주택정책이 뭔가 잘못됐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주택공사는 이같은 문제를 등한시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7% 성장론'과 '행정수도 이전' 등 노 대통령의 굵직한 경제분야 공약들을 만들어낸 유종일 KDI교수 역시 지난 25일 주공의 정책능력 부재를 거론했다. 유 교수는 주공 임직원 대상 강연 도중 "경제위기 직후였던 지난 98년의 경우 주공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좀더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는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주공의 임직원들은 "정책입안 주체가 누구인지나 알고 하는 소리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라며 "주공은 정부가 세운 정책을 실천에 옮기는 '집행기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갸우뚱했다. 유 교수의 경우 강연을 듣던 주공의 한 임원이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자 "내가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주공의 한 직원은 "적어도 정책 실패의 책임 소재는 알고 있어야 할 높은 분들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며 "현 정부가 개혁 대상으로 삼고 있는 다른 분야에서도 이처럼 왜곡된 시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되겠죠"라고 반문했다. 송종현 건설부동산부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