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의 자부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한가지는 주택공사의 위상이다. 연간 6만여가구의 중소형 서민 아파트를 건설하고 이중 4만7천여가구를 공급함으로써,국민주거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무분규의 전통이 두번째 자부심이다. 주택공사는 분규가 없다. 노사간 찰떡궁합 덕분이다. 지난 87년 노조설립 후 현재까지 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이렇다할 잡음이 없었다. 근로자수 3천명을 넘는 대형 업체에서 노사분규가 없다는 점은 쉬운 일이 아니다. 주공의 자부심은 그래서 남다르다. 주공의 신노사문화는 '업그레이드 열린경영'이란 단어로 집약된다. 열린경영에 필수적인 것이 노사간 다차원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화를 자주할 수 있는 창구와 파트너가 많아야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신뢰를 굳건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공 본사의 경우 정기노사협의회를 연 4회씩 개최한다. 수시개최가 원칙인 지사는 지난해 15번이나 분임협의회를 개최했다. 현장의 어려움이나 애로사항 해결에 대화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는 인식에서다. 경영자는 인트라넷에 마련된 경영자 방을 통해 회사운영 상황을 설명하고,사원들은 생생한 목소리로 회사에 불만을 토로할 수 도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열린 경영,투명 경영시스템으로 귀결된다는 평가다. 주공의 열린경영은 노조측을 소중한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별된다. 제도개선,인력배치 전환 등 고용조정은 물론이고,신기술 도입,작업공정개선,작업수칙의 제정 등 회사 운영방침까지 포괄하고 있다. 특히 이사회 경영간부회의,업무추진위원회 등 핵심 의사결정 기구에 대한 의견개진도 자유로운 상태다. 연봉제,성과배분제 도입과 차등률 규정 등 임금관련 제도 도입시 긴밀한 노사협의가 이뤄진것이 좋은 사례다. 근로자의 위상을 말해주는 척도중 하나가 정보접근성이다. 단체협약에 규정된 정보열람권은 물론 정보공유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사측은 경영분석 교육,정보분석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공은 또 조직효율화와 화합을 근로자들의 능력개발과 권한존중으로부터 도출하고 있다. 계층,직무,전문인력양성,자기계발,특별교육으로 나뉜 다양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다. 지난해 이같은 교육훈련 사례는 모두 9천1백45건. 1인당 연간 3회 가량의 교육을 이수한 셈이다. 투입된 자금규모가 총 임금의 3% 가량에 해당할 정도다. 독특한 것은 국민에게 봉사하는 조직문화운동에 노사가 모두 깊은 공감을 표하고 있다는 점. 주공은 지난해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직후 많은 수재민이 발생하자,40주년 창립기념식을 취소하고 수해복구현장으로 달려가 일치된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