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30만원밖에 없다" .. 판사와 '은닉재산' 법정舌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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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6년 5개월 만인 28일 법정에 출두,은닉재산 여부를 둘러싸고 판사와 '설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전씨는 이날 법원의 재산명시 심리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채무자' 신분으로 이양우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법 서부지원에 출두했다.
재판에 앞서 신우진 판사(민사26단독)는 전씨측이 제출한 재산목록을 검토한 뒤 "예금채권이 30여만원 정도만 기재돼 있고 보유 현금은 하나도 없다고 나와 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전씨는 "사실대로 적은 것이다.
본인 명의는 없다"고 답변했다.
신 판사는 "본인 명의가 아니라도 타인에게 명의신탁한 재산도 기재하도록 돼 있는데 정말 명의신탁재산도 없는가"라고 재차 묻자 전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 판사는 "그러면 도대체 채무자는 무슨 돈으로 골프치러 다니고 해외여행 다니느냐"면서 언성을 높였고 이에 전씨는 "내 나이 올해 72세다.
그동안 인연이 있는 사람도 많고 도와주는 분들도 있다.
또 자식들도 생활비를 도와준다"고 반박했다.
신 판사는 "그러면 왜 그 측근들과 자식들이 추징금은 안 내주나"라며 따졌고 전씨는 "그 사람들도 겨우 생활할 정도라 추징금 낼 돈은 없다"고 응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전씨에게 "재산은닉의 위험성과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유가증권,부동산 등에 대한 추가 재산목록을 보정하는 한편 배우자 직계가족 형제자매 등 친인척에 대한 재산목록도 내달 26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