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 大戰] 이통3社 '위피'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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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정보기술(IT)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29일 독자 개발한 플랫폼인 '위피(WIPI)' 상용화 발표회를 가진 반면 패권을 노리는 미국 퀄컴도 '브루(BREW) 컨퍼런스'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섰다.
무선인터넷 플랫폼이란 PC 운영체제(OS)인 '윈도'처럼 휴대폰상에서 각종 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반 프로그램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기반으로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했듯이 무선인터넷 플랫폼에서 승자가 되면 앞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가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는 만큼 플랫폼 표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위피를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그러나 퀄컴은 위피 표준화로 인해 브루의 시장성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 미국무역대표부(USTR)를 통해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통부는 위피 표준화가 기술장벽을 설치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은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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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F,LG텔레콤은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모바일 표준 플랫폼 '위피(WIPI)' 상용화 발표회를 열었다.
이동통신 업체와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위피를 정식 공표하고 향후 관련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무선인터넷 콘텐츠 개발업체(CP)와 단말기 제조사 관계자 4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는 이동통신 회사마다 별도로 사용해왔던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한 국내 표준 플랫폼인 '위피 1.1 버전'을 선보였다.
위피가 상용화되면 011가입자가 016이나 019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가입 이통사와 상관없이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휴대폰으로 받을 수 있다.
또 콘텐츠 제작업체들도 하나의 서비스를 모든 이통사에 제공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같은 이점을 감안해 표준 플랫폼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오는 6월께 위피를 탑재한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며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도 위피에 맞게 변환,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한국무선인터넷표준화포럼(KWISF) 한기철 의장은 "위피가 국내 이동통신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지난 14일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차기 위피 버전 및 관련기술의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로열티 문제도 해결했기 때문에 향후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정통부 관계자도 "썬측에 로열티를 지불키로 해 당초 순수한 국내 독자기술을 세계화하겠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졌지만 앞으로 전세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부는 퀄컴측의 공세에도 적극 대응,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은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무선인터넷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