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9일 큰 폭으로 올랐다. 북핵 등 외생변수로 파랗게 질려 있던 지난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시장의 추세를 점치긴 여전히 어렵다. 거래도 그리 많지 않고 프로그램매수가 시장을 이끄는 패턴도 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저점을 확인하고 650까지는 무난하다고 전망한다. 반면 신중론자들은 이날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주장한다. 수급구조가 취약,당분간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한 것도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아시아시장과 함께 동반 상승한 증시의 앞날을 점치는 데 도움을 줄 2대 포인트를 짚어본다. -------------------------------------------------------------- 향후 종합주가지수의 향배는 외국인투자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한국시장 투자비중을 계속 줄여왔다. 올 들어서만 1조7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한국시장에 외국인이 다시 들어올 수 있는 대기 자금이 이만큼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발을 뺀 이유로는 북핵문제가 가장 컸다. 그러나 북핵문제는 적어도 외국인의 시각에선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3자회담이 열리고 남북장관급회담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양상이다. 최근 사스가 아시아시장 전체를 강타했지만 사스의 활동영역이 중국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한국에서 추정환자가 나타나긴 했지만 29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증시는 급등세로 돌아섰다. 한국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이날 4백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다. 오랜만에 미국시장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했다.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미국증시가 큰 폭의 반등을 할 때 한국과 아시아시장에서 외국인은 매물을 쏟아냈었다"며 "미국과 아시아의 탈동조화가 다시 동조하는 쪽으로 변하느냐가 시장의 향방을 가름짓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외로 좋게 나타나 투자심리가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라며 "지금까지의 악재가 더이상 심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시장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이 동반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한국시장의 상승탄력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주체가 없다는 수급악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조원이 넘는 매수차익 잔고나 7천억원을 넘어선 미수금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큰 부담이 된다. 그러나 이 물량을 받아줄 세력만 있다면 이들 요인은 오히려 상승에너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과장은 "프로그램매수로 지수가 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29일 시장의 질은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대형주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현상을 시정하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세계증시가 동조화될 수 있느냐는 미국시장에 달려 있다"며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최대 5% 이상 비중을 축소한 상황이어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시작된다면 기대보다 큰 상승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