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유명 투자은행들이 수익확대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장밋빛'보고서를 제공,막대한 손실을 입힌 스캔들이 월가 사상 최대의 벌금과 유명 애널리스트의 추방으로 마무리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법무부는 28일 "씨티그룹 등 10개 투자은행들에 14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독립적인 투자보고서 제공 등 제도개선을 약속받는 선에서 일단락됐다"고 발표했다. SEC는 이와 함께 "허위보고서로 투자자를 오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투자은행부문과 조사부문을 분리하기로 투자은행들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IT거품시대의 대표적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날렸던 잭 그루브먼(전 살로먼스비스바니)과 헨리 블로짓(전 메릴린치)은 증권업계에서 영구히 제명됐다. 이와 관련,윌리엄 도널드슨 SEC위원장은 "투자은행들에 잊을 수 없는 경고를 전달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법무장관은 "중요한 결정이지만 끝이 아닌 시작일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부과된 벌금 13억8천7백만달러 중 4억8천7백50만달러는 징벌 성격의 순수벌금이다. 이밖에 3억8천7백50만달러는 투자자 보상에,4억3천2백50만달러는 독립적인 보고서 작성지원에,8천만달러는 투자자 교육에 각각 활용된다. 투자은행별 벌금부과액수는 살로먼스미스바니의 모기업인 씨티그룹이 4억달러로 가장 많고 CSFB와 메릴린치도 각각 2억달러에 달한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JP모건 리먼브러더스 UBS워버그 파이퍼제프리 등도 3천2백50만~1억2천5백만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투자은행들은 또 주식공모(IPO)와 관련,공모주를 고객회사의 임원에 배정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독립적 기관으로부터 합의이행도 점검받기로 했다. 투자은행들은 1990년대 후반 주간사수입 등을 확대하기 위해 부실기업을 유망회사로 둔갑시켜 매수를 권하고 기업공개나 주식발행을 의뢰한 기업의 임원들에게 공모주를 우선 배정,이익을 챙기도록 한 혐의를 받아왔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