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퀄컴사가 한국에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퀄컴사의 어윈 제이콥스 CEO(최고경영자) 겸 회장은 30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03 브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 방안의 하나로 R&D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한국 R&D센터는 현재 퀄컴 한국지사내에 설치한 무선 인터넷 플랫폼 '브루'실험실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이곳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휴대폰 칩셋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면서 아시아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퀄컴사가 한국 휴대폰메이커로부터 매년 엄청난 CDMA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없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제이콥스 회장은 이와함께 "한국에서도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원,대학장학금 지급,건강복지 프로그램 운영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을 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한국의 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위피'(WIPI)로 표준화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플랫폼 표준은 시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브루'가 한국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는데 대해 간접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이와관련,"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CDMA단말기로 삼성과 LG전자가 우뚝 선 것처럼 전세계 많은 이동통신서비스사들이 채택한 브루를 활용할 경우 한국 콘텐츠 개발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콥스 회장은 삼성전자가 3세대 휴대폰 칩셋을 개발한 것과 관련,"삼성은 퀄컴의 최대 파트너이고 앞으로도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 퀄컴이 개발한 칩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줄 것을 바랐다. 샌디에이고=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