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3% 밑돌수도.. 삼성경제硏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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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가 확산되고 북핵문제의 해결이 지연될 경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이라크전 이후 국내외 경제의 향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사스가 올 상반기 내에 진정되고 북핵문제가 외교적 해결로 가닥이 잡히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올 국내 경제는 4.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며 "두 가지 문제의 해결이 지지부진할 경우엔 성장률이 3%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종전 공식 전망치(5.3%)보다 크게 하향조정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1·4분기에는 미·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대외여건이 악화됐던 데다 내수마저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3%대 후반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2·4분기에는 중국 홍콩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사스피해로 인해 수출이 더 타격을 받아 성장률이 3%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4분기까지 20%대를 유지하던 수출 증가율은 2·4분기 이후 급격히 둔화돼 연간 증가율이 8.5%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올 평균 수입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 11.8%에서 14.1%로 상향조정됐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당초 60억달러로 예상했던 올 무역수지 흑자규모를 27억8천만달러로 수정하고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11억8천만달러에서 6억4천만달러로 낮춰 잡았다.
이밖에 소비자물가는 올 상반기 인상된 서비스요금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10%대를 웃돌았던 임금상승률 등의 영향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면서 상승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오승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이라크 전쟁 이후 북핵문제 사스 등 새로운 악재가 발생해 내수위축과 수출감소 투자연기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중국과 거래가 활발한 정보통신업종 및 섬유업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경기급랭 방지에 초점을 두고 내수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며 "금융회사를 포함한 한계기업의 처리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경제의 기초체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