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일 오후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측근인 하 모씨(31)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서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에 있는 하씨의 오피스텔에서 컴퓨터 1대와 관련서류를 압수했다. 하씨는 지난 2000년 박지원씨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있을 당시 보좌역을 맡았었다. 하씨는 또 박지원씨가 지난 2000년 3월 싱가포르에서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예비접촉을 가졌던 당시에도 박지원씨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그동안 대북송금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현대상선 관계자 위주로 진행되던 특검수사가 김대중 정부의 핵심 인물들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대상선 대출 당시 외환은행 영업부장이었던 최성규 부행장과 실무자 2명을 소환,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천2백35억원이 수표 26장으로 외환은행에 입금되는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수표 배서자 6명의 신원과 송금 계좌의 실체 국정원의 송금과정 개입 여부 현대상선의 주거래지점인 외환은행 계동지점이 아닌 본점 영업부로 입금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지난 2월 임동원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국정원장으로 있던 2002년 6월5일에 현대측에서 급히 환전편의 제공을 요청해 왔었으며, 국정원은 환전에 필요한 절차상의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