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한샘' 출신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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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인맥이 가구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 국내 가구시장은 위상식(보루네오가구), 위상균(동서가구), 위상돈(바로크가구) 등 위씨 3형제가 이끌어 왔다.
이때를 '3위일체 시대'라고 한다면 이제는 한샘 인맥 전성시대다.
조창걸 한샘 회장, 최양하 한샘 사장, 손동창 퍼시스 회장, 양영일 퍼시스 사장, 이수문 하츠 사장, 조창식 한샘도무스 사장, 차동성 한패상사 사장 등이 그들이다.
조창걸 회장(65)은 서울대 건축과를 나와 동생인 조창식 한샘도무스 대표, 김영철 퍼시스 전 회장, 김영웅 건축사 등과 함께 1970년 한샘을 설립했다.
가구 인맥의 종가집 한샘은 지난 97년 이후 줄곧 가구업계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4천7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샘은 유명 메이커 부엌가구 시장에서 45%를 점유하고 있다.
손동창 회장(54)은 1970년대 말 싱크대 상판을 만드는 한샘산업을 설립하면서 독립한 한샘 출신 1호 기업인이다.
한샘의 생산과장이던 손 회장은 김영철 전 회장(64)과 함께 창업했다.
이후 사무용가구 업체로 변신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천5백11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무용가구 유명메이커 시장의 49%를 점유하고 있다.
양영일 사장(55)은 한샘의 전신인 한샘건축사사무소 직원 출신이다.
그는 퍼시스가 독립시킨 학생용 의자업체 일룸의 경영을 맡아 학생용가구 선두업체로 키운 뒤 최근 퍼시스 대표로 옮겼다.
일룸은 지난해 3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패상사는 한샘이 지난 94년 기기사업부를 빌트인 주방가전기기 업체로 분사시키면서 설립된 회사다.
차동성 사장(49)은 한샘의 부사장이던 97년 한패상사의 일정 지분을 확보하고 이 회사 사령탑에 앉았다.
이수문 사장(54)은 한샘에서 10년간 근무한 뒤 상무로 퇴직하고 지난 88년 빌트인 가전기기를 생산하는 하츠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레인지후드 분야의 내수시장 70%를 점유하고 있다.
작년에 5백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조창식 사장(60)은 한샘 부사장을 역임한 뒤 고급 인테리어가구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 98년 한샘도무스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한샘과 계열관계가 없는 업체다.
지난해 1백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김진훈 한룩스 사장(54)은 한샘 상무를 지낸 뒤 지난 95년 창업, 조명기기를 만들고 있다.
한샘 공장장 출신인 조봉규 한샘퍼니처 사장(52)은 97년 창업, 붙박이장롱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샘은 △창의력 △준비경영 △비전 제시 △과감한 권한이양과 무거운 책임 부여라는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런 문화가 가족형 기업 등 상대적으로 전근대적인 경영이 많은 가구업계에서 과학적인 경영으로 연결돼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또 한샘은 퇴직자들이 창업할 경우 사업 초기 자사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제도가 초창기 기업의 자립에 도움을 준다.
한샘에서 독립한 회사들은 한샘과는 계열관계가 없으며 대부분 조창걸 회장이 개인적으로 약간(3∼10%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자립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출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합리적인 경영을 꾀하고 있는 한샘 출신들이 앞으로 상당기간 가구업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