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살리기 '고육지책' .. 카드채 보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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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2일 내놓은 카드채 보완대책은 '4.3 금융시장 안정대책' 이후에도 지속되는 카드채의 거래 부진과 이로 인한 카드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카드채시장의 마비현상은 기업의 신용위험에 대한 기피로 이어지면서 회사채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는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현재 AA-등급 카드채의 수익률은 연 7.1∼7.4%까지 오른 상황이며 거래도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투신사의 카드채 전용펀드 수탁고도 4천억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들의 경영상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새로 발행된 카드채들도 만기시 연장 압력을 받는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이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신규 카드채는 만기연장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카드채시장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감원이 민간 채권평가회사들이 제시한 수익률로 카드사들이 카드채 발행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평가회사의 수익률로 카드채를 인수할 만한 기관들은 많지 않다.
KIS채권평가 최춘성 이사는 "평가사들의 카드채 수익률은 1년짜리 AA-등급 기준 연 6.80%"라며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간헐적으로 거래되는 수익률은 연 7.1∼7.4% 수준이어서 신규 카드채를 인수할 기관들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만기연장된 카드채의 금리조건인 연 7.1%와 비교해도 평가사의 수익률이 낮아 기관투자가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평가사의 수익률 수준에서 신규 카드채가 나와도 기존 펀드에 편입시키기에는 투자자의 반발 등 어려움이 많다"며 "다만 신규 카드채의 만기연장 불가방침이 분명해진 만큼 카드채의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는 카드채 펀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카드사의 경영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카드채라는 위험자산에 대해 투신사의 펀드 편입이나 증권사 판매를 종용하겠다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