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인 미국 씨티그룹은 올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백악관과 의회측이 최근 발표한 것보다 훨씬 많은 5천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22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씨티그룹은 올해와 내년 미국의 재정적자가 모두 5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혀 조사대상 기관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크리스 위건드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전망은 재정 자극책이 없다는가정하에 나온 것"이라며 "지난 98년 이후 정부지출이 크게 늘어나 예산에 큰 피해를 가져왔고 이같은 대규모 재정적자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을 비롯해 도이치방크, 골드만 삭스, HSBC, 메릴린치 증권 등은 오는 9월로 끝나는 미국의 올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4천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2개 기관 가운데 절반 가량은 미국이 당분간 재정흑자로 돌아설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바클레이스 캐피털도 오는 2007년에야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56세인 골드만 삭스의 에드 맥켈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재정흑자를 기록할 때쯤이면 나는 이미 무덤속에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 향후 10년내에는 불가능할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 3월말로 끝난 2003회계연도 상반기에 무려 2천526억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했으며 의회 예산국과 백악관은 올 회계연도 적자 전망치를 각각 2천460억달러와 3천4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