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규모 수주행진으로 '나홀로 호황'을누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첨단기술 접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나 신규분야 진출에 따른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등 `굴뚝산업'의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42660]은 지난달 29일 경기 용인시 고등기술연구원에서 로봇연구소 개소식을 갖고 로봇사업에 대한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당장은 선박 건조작업의 상당 부분을 로봇으로 대체, 생산 자동화율을 높이는것이 목표지만 장기적으로 인간공존형 로봇 개발에 집중투자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향후 10년간 300억원의 연구자금을 투입키로 했다. IT,BT,NT와 함께 차세대 핵심 첨단기술로 꼽히는 로봇 분야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 이 회사는 이와 함께 지난해 대우조선공업에서 대우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변경한뒤 부유식 해양 플랜트를 차세대 제품으로 결정, 해양 플랜트의 매출 비중을 작년 6%에서 올해 20%로 늘리기로 하는 등 해양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2005년 이전 완료를 목표로 조선업계 최초로 혁신적 업무 전산화 시스템인 `PI(Process Innovation)' 시스템 구축 작업을 진행중이다.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초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중공업[10140]은 지난해부터 인터넷 기반의 선박 설계 시스템인 `3D CAD(컴퓨터도면설계)'를 도입, 생산성을 50% 가까이 향상시켰으며 오는 2004년까지 총 6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선박건조 공정 가상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가상공간에서 선박 공정을 재현, 설비와 인력배치, 공법 등을 사전에 최적화시키는 것으로 연간 300억원의 원가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선박용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장치(VDR)개발에 성공했으며이를 통해 선박 건조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얻는 한편 장기적으로 이 분야 세계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하고 있다. 또 세계경기 변동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해양 플랜트 분야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05년까지 30%대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현대중공업[09540]도 2010년까지 크루즈선 분야에 진출하는 동시에 플랜트와 해양 등 비조선사업부문을 크게 강화, 현재 매출의 52.4%를 차지하는 조선부문 비중을26.3%로 낮춘다는 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환경 부문에 대한 중요성 확대를 감안, 친환경적 제품개발에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기존의 기술이나 가격경쟁력 외에 생산성면에서도 차별화돼야 한다"며 "첨단기술 접목이나 사업다각화는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