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기법도 유행을 탄다. 성공에 목마른 회사들은 다른 기업에서 성과가 있다면 일단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석유화학회사인 H사의 한 임원 말대로 "이제까지 일본이나 미국에서 했다면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다. 세계적으로 전사적인 경영혁신 활동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80년대부터. 일본 기업이 불을 당겼다. 이 당시 경쟁력의 핵심은 얼마나 수익을 올리냐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생산비용을 낮추냐가 관건. 생산성 향상 운동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고 성과 측정을 위해 부서별 조직체제를 갖춰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본의 전사적품질관리(TQM) 적기공급체계(JIT) 무결점운동(Zero Defect) 등이 이 시기의 대표적 혁신운동들이다. 90년대 들어서는 시장점유율 경쟁이 주를 이뤘다. 시장지향적인(Market-driven) 경영혁신활동들이 중심이 됐다.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의 부서별 조직을 부서별 팀제로 바꾼 것이 이 시기의 특징이다. 생산공정을 포함한 전사적인 프로세스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 6시그마운동을 비롯 리엔지니어링(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고객관계관리(CRM) 공급사슬관리(SCM) 제약조건이론(TOC)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만족경영 등 경영혁신기법이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만개한 것이 90년대다. 21세기로 넘어와서는 더 유연한 조직으로 전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키워가는 것이 경영혁신운동의 핵심이 돼가고 있다. 다기업간 상품제조 및 거래를 의미하는 CPC(Collaborative Product Commerce) 등 관련 기업과 연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론들이 활발히 모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