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코엑스몰이 있다면 강서엔 김포공항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이 생긴 뒤 국내선 전용으로 바뀐 김포공항이 서울 서부지역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초 옛 국내선 청사에 할인점 이마트가 들어선데 이어 지난 2일엔 전자.통신.패션 쇼핑몰인 스카이시티몰이 옛 국제선 2청사에 들어서 쇼핑객들로 붐빈다.


개장 1백일을 넘긴 멀티플렉스 극장 엠파크는 데이트 장소로 자리를 잡았고 컨벤션센터에선 주말마다 10여쌍이 결혼식을 치른다.


다음달엔 1백20타석에 비거리가 1백80m나 되는 국내 최대의 골프연습장 빠제로가 옛 청원경찰대 자리에 들어선다.


김포공항은 지금 쇼핑.레저.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교외형 쇼핑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


어린이 날인 5일 오후 옛 국제선 2청사 앞.


자동차 3천대를 세울 수 있다는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다.


밖에서 보기에 2청사는 옛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1층 의류·잡화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예상은 깨지고 만다.


백화점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대학생 김유태군(강서구 방화동·18)은 "영화 보러 몇 번 왔는데 패션 매장이 생긴지 몰랐다"며 "우리 또래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많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1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구역은 40여개 유명 캐주얼 브랜드 매장이 몰려있는 '스트리트 21'.


로데오 거리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곳에는 지피지기 TBJ 베이직 잭앤질 마루 지오다노 등 캐주얼과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매장을 냈다.


통로 폭은 6.7m로 넓고 쾌적하다.


마루 매장 박상수 사장은 "주거밀집 지역과 많이 떨어져 입점을 망설였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화관과 전자매장이 집객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선 2청사를 리모델링해 4층(매장면적 1만2천평) 규모로 재탄생한 스카이시티몰의 주력은 아무래도 2,3층에 있는 전자매장(테크노 스카이시티).


5백여개 점포에는 수입·국내 가전제품은 물론 컴퓨터 카메라 게임기 휴대폰 등이 잔뜩 진열돼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디지털 카메라는 품종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


3층으로 올라가면 9개 상영관을 갖춘 엠파크가 나온다.


우선 25m나 되는 높은 천장이 인상적이다.


옛 청사 구조 그대로 3,4층 중앙이 시원스레 트여 있다.


중앙 이벤트홀에는 갖가지 모양의 에어바운스들이 설치된 놀이동산이 있다.


특히 직경이 10m에 가까운 축구공 모양의 에어바운스는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층마다 먹거리 매장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는 것도 스카이시티몰의 특징이다.


2층에는 대형 푸드코드가 들어섰고 3층엔 롯데리아 배스킨라빈스 할리스 등이 문을 열었다.


오는 16일에는 한식 일식 중식당 등으로 이뤄지는 전문 식당가가 개장한다.


스카이시티몰의 송대승 이사는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이 쇼핑과 외식을 즐기며 반나절 정도 쾌적하게 보낼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며 "패션·전자매장 영화관 외식업소 등이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시티몰이 젊은이들을 겨냥한 곳이라면 옛 국내선 청사에 들어선 할인점 이마트는 가족 단위 쇼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7천여평 규모인 이마트 공항점은 개장 1백일이 지난 지금 국내 최초의 교외형 할인점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3천4백평에 달하는 카테고리킬러 매장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핵심 상권인 강서구는 물론 양천구 부천 김포 일산 등에 사는 주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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