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가 5조원 안팎의 추경예산을 편성해 6월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여야 '경제통' 의원들은 5일 찬반으로 나뉘어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물가 인상 등 경기과열을 초래할 것"이라며 추경 '시기상조론'을 역설했고,민주당은 "내수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재정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특히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번주 중 '추경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내달 임시국회에서 추경 편성을 놓고 정부·여당과의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지금은 기업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기업인의 사기를 높여야 할 때"라며 추경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올들어 경제가 위축된 것은 북핵문제나 이라크전,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등 경제 외적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이런 문제들은 추경 편성으로 해소될 성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재정 확대는 경제가 장기 불황을 겪을 것이라는 확신이 섰을 때 필요한 것"이라며 "섣불리 추경을 편성하면 물가만 자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만제 의원은 "5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할 경우 경기부양 효과는 2조∼3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정부는 올해 3∼4%대의 경제성장에 만족해야지,5%까지 끌어올리려 할 경우 경기과열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가 촉진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두 의원은 "정부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단기적인 처방을 내놓고 있다"며 "경기부양책보다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완화 등 기업활동의 환경 개선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당초 예상치 못했던 사스 등 돌발 변수들이 잇달아 터져나와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추경 편성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다. 김효석 제2정조위원장은 "사스와 북핵 위기 등의 영향으로 내수부문이 침체를 겪고 있다"며 "추경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올 예산이 여유있게 짜여져 있으므로 추가 지출을 하더라도 적자재정은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운태 의원은 "추경 편성은 장기적인 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경기부양 효과를 노리려면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지방대 등과 연계한 연구개발(R&D) 자금 지원도 장기적 균형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정책위의장도 "1·4분기 경제지표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