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아무래도 결혼시즌인가 보다. 집집마다 청첩장이 쌓이고 거리 곳곳에 풍선을 매단 신혼차들이 오간다. 연분이 따로 있다지만 수많은 사람중 정작 제 짝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예비 신랑신부에게 "어떻게 인연이 닿았느냐"고 묻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연애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일이야말로 큰 효도라고 할 정도다. 나이가 차면 주위에서 중매를 서던 게 일반적이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직업적 중매쟁이나 중매회사를 거치는 수도 많다. 중매회사엔 주로 부모들이 등록하지만 당사자가 직접 가입하는 수도 적지 않다고 한다. 조건부터 따지는 게 계산적이라고 할지 몰라도 상대의 형편을 잘 모르고 나갔다 실망하거나 난처해지는 것보다 제대로 알고 대면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아는 사람을 통해 만났다가 마음에 안 들어 거절하는 바람에 좋던 사이 껄끄러워지는 것보다 사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쪽이 편하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인터넷짝짓기 사이트들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처럼 혼기가 되면 여기저기서 결혼시키려 애쓰지 않아서인지 월평균 25∼30달러씩 받는데도 4월에만 3천7백만명이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외적정보만 보지 않고 성격이나 조직적응력 테스트로 성향과 의사소통스타일 장단점 등을 평가,잘 어울릴 듯한 사람을 골라 만남을 주선한다는 보도다. 인터넷짝짓기 사이트는 국내에도 수두룩하다. 사진과 프로필을 올린 뒤 마음에 드는 사람의 음성사서함에 메시지를 남기게 하거나 사이트에서 괜찮은 사람을 골라주기도 하고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가상 전화번호를 주는 등 이어주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과학적 방법을 동원한다는 미국에서도 인터넷짝짓기를 너무 믿지 말라는 조언이 나온다. 결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사이트를 비롯한 업체를 이용한 만남의 경우 부담스럽지 않고 편리한 대신 친지 소개가 갖는 인간적인 연계 및 그에 따른 상호인내 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개인정보 보호문제도 간과하기 힘들다. 간편한 모든 것은 위험을 내포한다고나 할까.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