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합동 '거시경제 점검회의'] "재정확대 시급…금리인하 신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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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가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는데다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인한 수출 차질까지 가세, 올해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김영주 재정경제부 차관보 주재로 거시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경제현안에 대한 각계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민간 및 국책 연구소와 전경련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들은 최근의 경기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 후반∼4%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지만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물가자극 등의 부작용을 들어 반대하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9일 경제장관 간담회를 소집, 종합경기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김 차관보 =추경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인하는 찬성하는 사람이 많지만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 가격이 뜀박질할 것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임주환 한국은행 경제예측팀장 =소비 설비투자 등 경기를 뒷받침하는 변수들이 좋지 않다.
특히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서 기업 심리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는 이미 바닥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추경예산 편성이 경기부양에 가장 효과적이다.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 =금리 인하는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효과를 내는 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반기 경기 회복세와 금리인하 효과가 맞물리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김기승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팀장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본다.
금리 인하로 물가와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올해 물가가 불안했던 것은 고(高)유가 때문이었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것 역시 유동성보다는 재건축이나 강남이라는 지리적 특수성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부동산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보다는 추경예산 편성에 초점을 맞추는게 바람직하다.
금리 인하는 하반기 경기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도 늦지 않다.
추경 편성은 전체적인 재정 적자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금리 인하보다는 좀더 효과가 높을 것이다.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사스 확산, 북핵 문제, SK 사태와 카드채 문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등 복합적인 변수가 얽혀 있는 만큼 종합적인 경기처방이 필요하다.
이태봉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팀장 =세계 경제는 이라크전 종전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기지표 호전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 적자+무역수지 적자)'가 세계 경기 회복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극수 무역협회 동향분석팀장 =수출은 중국 유럽연합(EU)지역 등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사스 영향으로 인한 중화권으로의 수출 차질, 미국의 하이닉스 상계관세 예비판정 등 주요국의 수입규제 강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재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투자회복 시기에 대해 '하반기 이후'라고 답한 기업이 57.1%에 달했다.
당분간 유보하겠다는 답변도 22.3%나 됐다.
기업들은 하반기 경기를 봐 가면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