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와대의 입'이 7일 비서실 조직개편과 함께 바뀌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편제로 가동된 비서실은 두달반 만에 유사 기능끼리 협력하는 '팀제'가 중추 기능을 하는 조직으로 다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송 대변인의 조기 퇴진은 청와대의 초기 인사정책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요직(청와대 대변인)에 외형적인 경력(방송학 박사)과 기능적인 측면(아나운서 출신)만 보고 인물을 기용해 국정수행에 비능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해성 홍보수석은 그러나 송 대변인이 '비서실 총무팀'의 무임소로 일단 물러난 것에 대해 "문책인사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도 신임 윤 대변인에 대해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파악하고,가장 잘 전달할 적임자"라며 "대언론 서비스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대변인 경질, 청와대 운영시스템 문제 =송 대변인은 이라크전 발발초기 "대북 군사경계 수위(데프콘)가 한단계 올라갔다"고 실제와 다른 발표를 해 북한에게 대화기피 빌미를 줘 구설수에 올랐다. 또 '가판구독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특정 신문의 가판을 본 뒤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내부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때 "모르겠다"를 남발, '몰라요 대변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송 대변인이 발탁된 데는 새 정부가 야심작으로 준비한 다면평가가 크게 한몫했다. 노 대통령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어 '코드'가 공유되지 않았지만 대변인 후보자 가운데 송 대변인이 다면 평가에서는 가장 좋게 나왔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송 대변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변인 한 사람에게 국정 전 분야에 걸쳐 모든 언론의 질문을 받아들이게 하는 운영방식이 문제점"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 비서실 조직개편, 팀장제 신설 =비서실 조직개편의 핵심은 '부수석 비서관'격인 팀장 6명을 새로 임명하면서 대변인팀을 강화했다는 것. 윤 대변인 아래 부대변인 1명이 더 늘어 3명이 됐다. 때문에 대변인 기능을 강화하면서 신문을 중심으로 한 대 언론 관계개선에 청와대가 좀더 전향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직개편과 함께 일부 비서관도 자리를 바꿨다. 정책수석실의 이병완 기획조정비서관이 정무수석실로 옮겨 정무팀장 겸 정무기획비서관을 맡았다. 이 자리에 있는 신봉호 비서관은 정책기획조정으로 이동, 자리를 맞바꿨다. 조직개편을 담당한 전기정 정책프로세스개선 비서관은 "조직은 탄생과 동시에 개혁의 대상"이라며 "몇개월 단위로 앞으로도 조직진단 및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