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가 운송료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철강 조선 자동차 전자 등 제조업체들의 촉각이 포항으로 집중되고 있다.


운송료 인상은 곧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화물연대 경남지부와 부산지부는 물론 인천 광주전남 충청 경인 등 전국 지부들이 파업 돌입을 위한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포항지부의 운송료 인상률이 '가이드 라인'이 될 게 분명해 전국적으로 물류비의 연쇄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부산지부는 부산항만의 컨테이너 출하를 중단하겠다고 위협,수출입 업무가 마비될 위기에 처해있다.



◆수요업계에 직격탄


포스코가 연간 운송비로 지급하는 금액은 3천7백41억원.


매출원가의 4.1%다.


INI스틸은 매출원가의 2.8%인 8백5억원을 운송비로 지출한다.


20%의 운임인상이 있을 경우 포스코는 7백50억원,INI스틸은 1백60억원의 물류비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은 운송료가 1% 인상될 경우 월 3억원의 비용이 증가한다.


20%만 올린다고 하더라도 월 60억원의 원가인상 요인이 생기는 것이다.


문제는 운송료 인상이 조선 자동차 전자 등 수요업체에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것.


◆최대 피해자는 조선업계


포스코 포항제철소(8백만t) 동국제강(3백50만t) INI스틸(3백만t) 등 포항지역 '빅3' 화주(貨主)업체가 쏟아내는 철강재는 연간 1천5백만t에 이른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가 생산하는 모든 철강재의 운송비는 수요업체가 내고 있다"며 "인상분의 대부분은 조선 자동차 전자 등 수요업체가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업종은 역시 생산원가 중 철판 가격이 30%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당장은 철판을 확보해 조업 중단 사태를 막는 것이 급선무지만 장기적으로 운송료 인상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저임을 무기로 한 중국업체와 치열한 원가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전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는 철판 가공품의 가격이 오를 경우 판매가에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어 수출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승용차 1대에 5백∼8백여개의 각종 강판과 강관이 들어가는 제품 특성상 철판 가격 인상은 제조원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물가상승 압력도 커질 듯


건설운송노조는 8일 화물연대의 이번 파업에 동조하겠다는 입장 발표와 함께 경기 인천 충청 대전 전남 등 5개 광역시도별로 연대파업을 전개키로 했다.


이미 시멘트운송업체들도 운행을 중지하며 시멘트회사를 상대로 운임 인상을 전면 요구하고 있다.


이미 철근 등 건설자재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인상을 완충하기 어려운 중소형 건설업체에는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국내총생산(GDP)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8%(66조7천억원)로 10% 수준인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며 "급작스러운 물류비용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은 물론 물가에도 큰 여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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