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ㆍKDI 자료 참고해 수정..정부, 성장전망치 조정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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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들어 경기가 나쁘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추경편성,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을 위한 국민들의 컨센서스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지난달 초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대 초반으로 낮췄을 때만 해도 '아직은 괜찮다'고 주장했던 정부도 성장률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얼마로 보느냐는 다음달 임시국회에 제출할 추경예산안 규모와도 직접 연관된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목표'의 의미도 담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북핵사태의 장기화 조짐에 대응, 경기대책을 총동원해 성장률 하락을 막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는 어떤 과정과 절차를 거쳐 수정 전망치를 내놓을까.
한은.KDI 전망 참고해 수정
경제성장률에 대한 공식 통계는 한국은행이 발표한다.
1.4분기(1~3월) 추계치는 5월23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재경부가 성장률 조정시 참고하겠다는 것이 바로 이 자료다.
재경부는 통상 1월과 6월에 두번 경제성장률 전망치(정확히 말하면 목표수준을 제시하는 전망치)를 내놓는데 6월 수정 전에 한은의 1.4분기 추계치를 보겠다는 것.
한은이 집계한 1.4분기 경제운용 결과를 보고 앞으로 어떤 정책들을 써서 어느 수준까지 성장하겠다고 제시하는게 재경부의 6월 수치인 셈이다.
재경부는 또 산하 연구기관인 KDI의 경제전망 보고서도 주요 '참고서'로 활용한다.
관계자는 "국내 민간연구소와 해외 금융기관들이 내는 보고서도 받아 보긴 하지만 전망치를 수시로 바꾸는 탓에 단순 참고자료로만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간부 3명이 조정
재경부는 1.4분기 성장률 통계 외에 정부 기관들이 내놓은 각종 최근월 통계자료도 보게 된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매월 29일께 전달 통계 발표), 고용동향(10일께 전월 통계발표), 서비스업 활동동향(10일께 전전월 통계 발표) 자료와 관세청의 수출입동향 자료(1일) 등이 그것이다.
재경부는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늦어도 6월 중순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바꾸게 된다.
작업은 재경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가 전담한다.
경제정책국내 경제분석과는 자료만 전할뿐 의견은 내지 않는다.
작업은 종합정책과장과 주무 서기관, 담당 사무관 3명이 맡는다.
정교한 작업은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은 어떻게 하나
미국에선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분기마다 성장률 통계를 작성해 발표할 뿐 장관들이 "올해 몇%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언급하는 경우는 없다.
BEA의 기능은 한국은행의 경제통계국과 같다.
'세계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경기 회복.하강 여부에 대해서만 언급하지 성장률 전망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는다.
정부가 성장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가 과거 개발경제, 계획경제 시대의 산물로 볼 수 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