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덕택에 상당한 수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미국 석유회사들이 '비윤리성'이라는 의외의 난관에 부딪쳤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5월10일자)에서 "세계 각지에서 미국 석유메이저들이 뇌물수수와 환경파괴 등 각종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엑손모빌 쉐브론텍사코 유노칼 등이 자행해온 대표적 비리유형은 뇌물수수다. 석유개발 사업자 선정은 해당 산유국의 정치권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주 법원이 엑슨과의 합병직전 모빌의 경영진으로 있었던 브라이언 윌리엄스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게 그 예다. 그는 카자흐스탄 카스피해지역의 원유개발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정부에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환경파괴와 인권침해도 미국 석유메이저들이 저지르는 비윤리적 행위의 또 다른 유형이다. 에콰도르의 한 지역주민들은 최근 쉐브론텍사코가 폐수를 무단방출했다고 미 법원에 고발했다. 미 법원은 이 사건을 에콰도르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며 돌려 보냈지만,쉐브론텍사코는 최소 10억달러 상당을 이 지역의 환경정화 비용으로 지불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에는 콜롬비아의 무장반군을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지원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엑손모빌 유노칼 등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정부가 저지른 인권침해 행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