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기는 어려움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한국계 여성으론 미국 연방정부에서 가장 높은 차관보급에 오른 전신애 노동부 여성국장(59). 그는 8일 미국에서 성공한 재미교포 기업인 1백명이 이민 1백주년을 맞아 개최한 '화이트하우스 브리핑' 리셉션에 연사로 초대받았다. 연설이 끝난 뒤 기자가 고위공직자가 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게 뭐였느냐고 묻자 한참을 생각하더니 '완벽하지 못한 영어구사 능력'이라고 답했다. "한국에서 자란 후 이곳으로 건너와 살다 보니까 미묘하지만 꼭 필요한 단어를 구사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영어를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아요.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게 그만큼 어려운 것 같더군요." 그가 미국에 이민 온 것은 1965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40년 가까이 살면서 익힌 영어실력이 완벽하게 보였지만 본인은 그렇게 되기 까지가 참으로 힘들었던 모양이다. 성공 비결을 묻자 '남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답했다.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늘 준비된 자세로 남보다 조금 더 했죠." 전씨는 소수계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두 배 일했다고 주위에서 혀를 내둘렀다. 재미교포 기업인들에겐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와 정치인에 대한 후원을 당부했다. "지역적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정치적 기반을 쌓지 않으면 사업에도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일부 교포들은 돈 버는 데만 신경을 쓰는데 앞으론 지역사회에 기여를 늘리고 미국 정치인들도 적극 도와줘야 해요. 그런 교포 기업인들이 많아지면 결국 경제적으로도 더 성공하게 되거든요." 전씨는 마지막으로 기업인들이 노동법을 숙지해 마찰없이 사업을 키워갈 것을 당부했다. 1984년 일리노이 주지사의 아시아계 담당 특별보좌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89년 일리노이주 금융규제국장,92년 주 노동부 장관을 지낸 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연방 노동부 여성국장으로 발탁됐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