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우량주 '표적매수' .. 외국인 매매패턴 '이상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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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에 이어 영원무역 동국제강 LG상사 등 최근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주식을 사모으는 종목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의 속내가 무엇인지 시장참여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집종목이 저평가돼 있는 우량주이면서도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승원 서울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현재로선 외국인의 매집 배경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개별 종목장세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량한 기업이 주 타깃
외국인들은 올 2월 이후 전체 시장에선 매도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개별 종목별로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주)에 이어 영원무역 동국제강 LG상사 삼천리 삼양제넥스 등에 대해선 대규모 '사자'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영원무역 지분을 15%가량 매집한 외국인은 그 이후 2개월여동안 침묵을 지키다 최근 추가 매집에 다시 나서고 있다.
동국제강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도 베일에 싸여 있다.
이 회사는 불성실공시로 지난 달 24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 때문에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외국인들은 동국제강 주식을 집중 매집했다.
14%였던 외국인 지분율은 열흘만에 21.2%로 늘어났다.
증권업계에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 지분율이 21.8%로 낮은 데다 연합철강 등 우량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어 '제2의 SK(주)'로 부상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지난 4월초 6%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13%대로 높아진 LG상사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상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뛰어난 대표적인 저평가주다.
뿐만 아니라 자사주 10%를 포함하더라도 대주주 지분율이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영참여인가, 시세차익인가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집중 매집 종목이 우수한 재무구조와 수익성 등을 갖춘 우량주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SK(주)에 대한 크레스트증권의 지분 매집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시 말해 저평가된 우량 종목의 지분을 헐값에 사들여 주주로서의 '입김'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다음 경영진에게 기업가치의 증대를 위한 구체적인 실력행사에 들어간 다음 주가가 오르면 시세차익을 남기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물론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매집해 주가를 올리고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인 뒤 곧바로 시세차익을 남기고 떠나는 투기세력의 단타매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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