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盧대통령 訪美ㆍ경기부양 등 '훈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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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시장의 최대 관심은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쏠릴 것 같다.
이달 들어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 SK텔레콤과 같은 한국 대표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적극 매입한데 힘입은 것이다.
지난달 29일 순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달 7일까지 총 5천6백5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는 5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이에 힘입어 원·달러 환율도 두달만에 1천2백원 밑으로 하락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한국을 보는 눈이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가 지난 98년 발행 이후 처음으로 1% 이하로 떨어졌다.
한동안 경색현상을 보이던 국내금융사들의 해외차입도 속속 재개되고 있다.
국내금융시장과 해외시각이 이처럼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북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또 시장에서는 추경 편성과 금리 인하 등이 포함된 경기부양책이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최근 국내금융시장과 해외시각이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우리 경제여건이 뒷받쳐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올 경제성장률이 3%대로 하향 수정되고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악화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 '최면에 걸릴 안정세'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느 대통령의 미국 방문보다 노 대통령의 방미 결과가 주목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만약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 지금의 안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 불안한 국면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을 재테크 생활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정책당국의 부동산 투기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은 현 금리수준이 부동산과 같은 실물투자 수익률보다 낮음에 따라 '부채-디플레 신드름(debt-deflation syndrome)'이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릴 경우 부채-디플레 신드름 현상을 심화시켜 부동산 투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
앞으로 경기부양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그동안 추진된 부동산 투기억제책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버리는 정책 부조화의 대표사례가 된다.
현 시점에서 정책당국은 정책목표수와 정책수단수를 동일하게 가져가는 이른바 '틴버겐 정리'를 고려해 불 필요가 있다.
지금처럼 각 부문별로 따로 노는 상황에서는 하나의 정책수단으로 여러 마리의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갈수록 뚜렷해 지고 있는 미 달러화 가치의 약세 조짐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최근 국제외환시장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내년 대선을 겨냥해 최대 역점을 두고 있는 경기회복을 위해 의도적으로 달러화 가치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금융사들의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에서 크게 내려가지 않겠지만 노 대통령 방문 이후 해외차입 여건이 개선되면 의외로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상춘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