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마을 '호주 케언스'] 동화나라같은 자연속 자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전 6시.
케언스에서 한시간 가량 달려 닿은 애서톤 테이블랜드.
30m 크기의 거대한 열기구들이 아직 반쯤 감긴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바람은 잠잠, 육체미 선수의 알통처럼 잔뜩 부풀려진 열기구도 이상무.
쉭쉭대며 기구 안으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는 버너소리와 함께 드디어 몸이 두둥실 떠오른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높이.
막 떠오른 아침해의 붉은 기운으로 더욱 선명해진 기구들의 알록달록 색상이 동화나라에 올라선 듯 몽환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발 아래는 초록세상.
반듯하게 정비된 초지와 빙 둘러쳐진 숲, 드문드문 보이는 집들이 작은 도화지 위에 그린 맑은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싱그러운 하늘산책으로 시작하는 호주 케언스 여행.
2백만년에 걸쳐 형성됐다는 대보초(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의 갖가지 해양레포츠, 한낮에도 저녁 처럼 어두컴컴한 열대정글을 뚫고 다니며 즐기는 아웃도어 액티비티….
편안한 휴식 보다 몸을 던져 하는 강도높은 모험여행의 본고장, 케언스로 향한다.
케언스 체험의 영순위는 대보초에서의 해양레포츠.
대보초는 중국의 만리장성과 함께 우주에서도 보인다는 길다란 산호초 군락이다.
퀸즐랜드주의 최북단 요크곶에서부터 남부의 프레이저섬 근방까지 2천km에 걸쳐 있다.
쿠란다마을쪽의 열대우림과 함께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다.
간단한 해양레포츠는 케언스 앞바다의 그린섬, 피츠로이섬 등지로 나가 즐긴다.
이들 섬은 풍광이 그림같아 휴식하기에 좋다.
보다 확실한 바닷속여행을 위해서는 현지업체들이 외곽 산호초 부근에 띄워놓은 바지선이나 무인도로 향한다.
보통 2백명 정도 탈 수 있는 크루즈선을 타고 바다로 나간다.
이동하는 도중 스쿠버다이빙을 연습할수 있도록 밑에 대형 탱크를 설치해 놓은 크루즈선도 있다.
예정된 무인도나 바지선에 닿으면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은 물론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는 보트나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을 유영한다.
우주인이 쓰는 헬멧을 착용하고 바다밑을 걷는 시워킹 체험도 재미있다.
배에는 해양학자가 동승하는데 이들의 비디오.슬라이드 강의를 주의깊게 들으면 더 아름다운 바닷속을 자기것으로 만들수 있다.
돈을 약간 더 들이면 해양학자를 포함, 5∼6명이 짝이 돼 특별 스노클링을 즐길수 있다.
대보초지역에서의 해양레포츠 다음은 열대우림 탐험.
'숲속의 사람들'이란 뜻의 쿠란다마을로 향하며 원시의 자연을 체험한다.
두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스카이레일 타기.
스카이레일은 케언스 교외의 스미스필드에서 쿠란다마을까지 왕복 15km에 걸쳐 있는 세계 최장의 케이블카다.
열대우림 위를 가로지르는 이 케이블카는 자연친화적으로 건설된 점이 특징.
케이블카의 창은 반쯤 내려져 있으며,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 점도 독특하다.
열린 창을 통해 자연이 내는 소리를 듣고, 열대우림의 주인인 새, 동물, 나무가 놀라지 않도록 사람의 소리를 배제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케이블카는 중간중간 정차, 전망대에서 숲의 아름다움을 감상할수 있는 시간을 준다.
아침나절 강위를 지날 때는 강물로 뛰어드는 악어도 볼 수 있다.
케언스에서 출발하는 쿠란다전망열차는 숲 한가운데를 정면돌파한다.
열차는 강을 건너, 폭포를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며 열대우림의 모든 것을 함축해 보여준다.
쿠란다마을에서는 관광용으로 개조한 군용 수륙양용차(덕 투어)를 타고 열대우림을 헤집는다.
2차대전 당시 주둔했던 미군이 쓰던 수륙양용차라고 하는데 아직 씽씽하다.
질퍽한 숲길을 가다 강물이 나오면 그대로 뛰어들며 숲안의 생태를 보여준다.
안내원격인 덕캡틴이 희귀한 동물이나 식물의 생태를 설명해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호주나비보호구역에서는 원시의 양치류 식물이 가득한 웅덩이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종류의 나비를 관찰할수 있다.
조류세계에서는 전세계 수많은 새들의 생태를 알아볼수 있다.
쿠란다마을의 명물중 하나는 우리식의 7일장.
일주일에 한번씩 장이 서는데 신선한 농산물과 함께 원주민들의 수공예품도 나와 쇼핑의 재미를 더해준다.
번지점프와 배론강 래프팅도 빼놓을수 없다.
이 지역 번지점프장은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래프팅은 짧게는 반나절에서 길게는 7일짜리까지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데 래프팅만을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