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게 경제교육을] 제4부 : (6) '참관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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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민 < 경복고 교사 >
공부하기에도 바쁜 학생들이 어떻게 매점을 운영하는지 무척 보고 싶었다.
매점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제법 다양한 물건들이 구비돼 있었다.
깃털 달린 예쁜 펜,과감한 문양의 귀고리와 반지처럼 학생들 스스로 골라놓은 품목들에서는 10대들의 문화가 느껴졌다.
학교 매점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매점 아줌마에게 건네받던 그다지 예쁘지 않은 노트와 필기구들이 떠올랐다.
아마 우리도 직접 우리끼리 매점을 운영했더라면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을 많이 갖다 놓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학생들이 상품 구매와 판매, 회계장부 정리, 창고 정리 등 역할을 분담해 매점을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쏟아붓는 시간이 적지 않을 텐데 학부모들이 학업을 등한시한다고 싫어하지는 않을지 궁금했다.
매점운영 지도를 맡고 있는 마케팅 담당 엘리자베스 피츠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이 학교 학부모들은 공부보다 책임감과 리더십의 함양을 더 중시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매점 운영을 시간을 빼앗는 일이 아니라 중요한 학습 프로그램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매점 운영을 통해 책임감과 리더십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매점을 운영하면서 따로 공부하지 않고도 경제 이론을 배울 수 있다.
상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 가격의 형성과 변동, 판매, 소비자, 제품, 회사 등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회계장부를 정리하면서 비용 이윤 초기투자금 자본금 등의 개념도 알게 된다.
그러고 보면 매점은 학생들이 경제를 실습해볼 수 있는 훌륭한 실험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