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올인'에서의 연기는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캐릭터와 제가 잘 맞지 않아서 그런지 뭔가 어색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달라요. 캐릭터가 저와 비슷해서 연기하기도 편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거짓말'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김태연(27)이 두 번째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최근 막을 내린 SBS 인기 드라마 '올인'으로 제2의 연기 인생을 시작한 그녀가 MBC의 새 월화드라마 '남자의 향기'(14일 오후 9시55분 첫 방송)에 출연하는 것. '남자의 향기'는 1995년 발간돼 1백50만부가 팔려나갔고 1998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하병무의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한 작품이다. 김태연은 남자 주인공인 안재모를 짝사랑하는 나이트클럽 여가수 역을 맡았다. "나이트클럽 여가수라고 해서 정형화 된 캐릭터는 아닙니다. 제 나름대로 약간은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어요. 스토리가 무거우니까 극에 활력을 주는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김태연은 인하대 항공운항과 2학년이던 1995년 모델 활동을 하면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리고 1999년 장선우 감독의 화제작 '거짓말'에 출연하며 유명해졌다. 그러나 '거짓말' 출연 이후 '올인'에 캐스팅 된 지난해 말까지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사람도 싫고 일도 싫었어요. 사람들이 '거짓말'에서 보여준 모습을 정말 제 자신의 모습으로 생각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거짓말'을 통해서 이름은 알렸지만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젠 많이 편해졌어요." 그녀는 힘들었던 공백기만큼이나 욕심도 많아 보였다. "사실 연기를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 끌리는 걸 보니 제 운명인가 봐요. 앞으로 코믹한 영화에 출연해서 관객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어요.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 설경구씨고요."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