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유럽기업들의 금리인하 압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유로존금리(2.50%)가 미국 연방기금금리(1.25%)보다 훨씬 높아 국제자금이 유럽으로 몰려 들고 이로 인해 유로화 가치가 4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유로화 가치의 급등으로 수출채산성 악화를 겪고 있는 유럽 제조업체들이 금리인하를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폭스바겐 스와치그룹 등 유럽 기업들은 ECB가 금리를 내리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자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독일계 제약회사인 알타나 AG의 니콜라우스 슈바이카트 회장은 "유로화 강세로 기업들이 열심히 수출을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익은 예전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며 "ECB가 지난주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은 큰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도 "유로권의 경제성장이 정체되고 실업률이 8.7%로 3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에서 ECB의 금리 동결은 잘못된 결정"이라며 "ECB는 회원국들의 고용 상황을 감안한 통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유럽 기업들의 채산성이 4% 악화된다며 "유로화 강세는 지난 분기 유로존의 경제성장을 최대 1.1%까지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독일계 보험사인 알리안츠는 "미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점차 퇴색하고 있어 돈이 유럽으로 몰리는 현상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우존스는 "디플레 예방 차원에서라도 ECB는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로화 가치는 지난 주말 유로당 1.1490달러로 연초 대비 9.5% 상승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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