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편의.'


21세기 먹거리 산업의 화두다.


소비자들의 먹거리 선택 기준은 '몸에 좋은' '내 삶을 편하게 해주는'이라는 두 수식어로 압축된다.


'맛'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지만 과거와 달리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음료.빙과 시장도 이같은 트렌드에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최근 선보이는 제품들에는 한결같이 '프리미엄' '기능성' '업그레이드' 등의 꼬리표가 붙는다.


고급화 바람은 제품 원료에서 용기 디자인, 색깔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다.


1백% 천연 원료, 냉장 보관 등을 내세우지 않고는 신제품이라고 명함을 내밀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용기 음료 색깔에서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풀라벨이나 검은색 우유 등으로 건강을 강조한다.


아이스크림 용기는 들고 다니면서 먹기 편하게 만들어진다.



◆ 프리미엄 먹거리 전성시대


국내 프리미엄 열풍의 진원지는 발효유 시장.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00년 9월 헬리코박터균 제거 기능을 지닌 '윌'을 내놓으면서 불이 붙었다.


윌은 해마다 20%씩 매출이 증가했으며 요즘에는 하루 평균 63만개가 팔릴 정도의 '효자상품'으로 자리를 굳혔다.


남양유업의 '위력', 매일유업의 '구트' 등도 위벽 보호와 대장 기능 활성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데 힘입어 하루 10만개 이상 팔려 나가고 있다.


음료 시장의 최대 아이템인 주스 시장에서도 고급화 경쟁이 뜨겁다.


선도와 영양 측면에서 기존 상온 제품보다 한 단계 높인 냉장 주스가 인기를 끌면서 올해 냉장 주스 시장은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1천5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롯데칠성은 '델몬트 콜드주스'의 신맛을 21% 줄인 '콜드, 시지 않은 주스'를 시장에 내놓는 등 냉장주스 제품군을 늘려 가고 있다.


해태음료는 '썬키스트 NFC'의 용량을 다양화하며 롯데에 맞서고 있다.


서구식 용량인 기존 0.5갤론(1.89ℓ) 대용량 제품에 이어 가족용인 0.95ℓ 중용량 제품과 2백35ml 미니 제품을 내놨다.


매일유업은 기존 '썬업주스'를 보완한 '썬업델츠'를 이달부터 판매하고 있다.


1백% 오렌지주스에 8가지 비타민 칼슘 등 천연 미네랄을 보강해 체내 흡수를 원활하게 해준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음료사업에 소홀했던 농심은 고급 포도 주스인 웰치포도주스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등 음료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주스 전용 포도인 미국산 콩코드 품종을 사용한 1백% 순수 포도 주스로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유리병 용기에 담았다.


프리미엄 바람은 커피음료 시장에서도 위력을 떨치고 있다.


종래 커피음료는 일반 캔커피가 주류를 이뤘으나 요즘에는 생우유를 넣은 프리미엄급 냉장 커피 유제품이 인기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카페라떼'로 6백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 용기.음료 색깔에도 건강 개념


먹거리의 건강 제일주의는 제품 용기나 음료 색깔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용기의 경우 제품 전체를 라벨로 덮는 풀라벨 방식이 대표적이다.


제품 라벨은 대개 용기 중앙 부분에 덮여 있다.


반면 풀라벨은 뚜껑 부분을 제외하고 용기 전면에 걸쳐 씌워진다.


자외선을 차단해 제품 신선도를 높일 수 있고 진열 때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웅진식품의 '우리두리콩' '내사랑유자C' '뉴초록매실'과 한미전두유의 '콩두' 등이 이를 적용하고 있다.


음료수 색깔에 관한 금기도 깨지고 있다.


식감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금기했던 검정색이 자연식품 바람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매일유업은 '뼈로가는 검은깨 칼슘두유'가 하루 20만개 이상 팔리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롯데햄우유는 지난 3월 검은콩을 함유한 우유제품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를 내놓아 목표의 3배를 웃도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화는 항암과 면역기능 회복 효과가 있는 검은차가버섯을 원료로 한 '차가원'과 검은 옥수수에 인삼을 첨가한 자양강장음료 '흑룡'을 출시했다.



◆ 먹기 편리한 아이스크림


용기 편의성을 강조하는 빙과 신제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치어팩 형태의 '설레임'과 '셀프ID'를 최근 내놓았다.


스포츠음료에서 볼 수 있는 튜브에 담겨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신세대 디자인 감각에도 부응한다.


빙그레는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테이크아웃형 에스프레소 아이스커피를 슬러시 아이스크림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아이스컵 '마끼아또'를 팔고 있다.


롯데삼강도 구구 아이스크림을 혼자 가지고 다니면서 떠먹을 수 있도록 한 '구구 미니컵'을 내놨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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