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사냥] 맥주 : OB·하이트 '쌀과 보리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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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맥주전쟁은 'OB맥주의 쌀과 하이트맥주의 보리'간의 승부라고 할 수 있다.
OB측이 신제품 OB에 원료로 들어간 쌀을 강조,1백% 보리맥주임을 내세운 하이트프라임을 자극하고 나선 때문이다.
OB맥주와 하이트맥주에는 오비카스와 하이트라는 주력제품이 있지만 올해 두 회사간 경쟁의 기본 컨셉트는 쌀과 보리로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쌀과 보리의 싸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쌀밥과 보리밥의 맛과 느낌이 다르듯 두 회사의 제품이 전달하는 맛과 느낌 역시 천양지차다.
맥주 전문가들은 보리맥주를 좋아하는 소비자는 절대로 쌀맥주를 마시지 않을 것이며,쌀맥주를 선호하는 고객은 절대로 보리맥주를 찾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까지 내놓고 있을 정도다.
두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도 다를 수 밖에 없다.
OB맥주는 '부드러운 목넘김'을 강조하는 반면 하이트는 '순수한 정통 보리맥주의 맛'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눈을 감은 채 두 제품을 마셔본 소비자들은 두 제품을 금방 구별해낼 수 있다.
우선 OB맥주의 OB는 맥주의 주원료인 호프와 맥아외에 3.56g의 국산쌀을 넣었다.
소비자의 연령이 낮아질수록 부드러운 술을 선호한다는 소비자 조사에 따라 부드러운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발효기간을 줄이면서도 발효도는 높이는 '강화발효공법'을 도입해 기존의 맥주보다 훨씬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냈다.
이같은 공법과 원료 사용으로 인해 기존 맥주를 마실 때의 목에 걸리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넘김이 끝내주는 맥주'라는 게 마셔본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현재 TV에 방영되는 OB광고에도 목넘김이 좋은 맥주라는 카피가 메인카피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 OB측은 '부드러운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겐 OB를,개성있는 맛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오비카스를'이라는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하이트는 '쌀의 공격'에 대해 '보리의 뚝심'으로 대응하고 있다.
맥주의 본령은 보리맥주라는 정공법인 셈이다.
지난해 내놓은 하이트 프라임은 국내 처음으로 보리와 호프로만 만든 보리맥주.다른 맥주에는 옥수수 등 전분이 들어가지만 보리 특유의 향과 맛을 강조하기 위해 옥수수 등을 뺐다.
하이트측은 "맥주 선진국인 독일의 경우 1516년 제정된 '맥주순수령'(맥주는 물 보리 호프로만 만들어야 한다)에 따라 1백% 순수보리맥주를 만들고 있다"면서 "하이트 프라임은 이같은 맥락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정통맥주인 보리맥주 맛을 보지 못했던 셈이다.
하이트측은 하이트 프라임 탄생을 계기로 한국시장도 수년내에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처럼 보리맥주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 여름 어떤 제품이 소비자의 입맛을 잡을 지에 주류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