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의 부임을 계기로 이라크 군정지도부의 인적교체에 본격 착수했다. 종전 한달이 지났지만 사회 혼란이 지속되고 시설 복구가 지연되는 등 전후 이라크 업무가 지지부진하다는 판단에서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이라크 복구 업무를 총괄해온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ORHA) 처장이 조만간 본국으로 소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육군 중장 출신인 가너 처장은 브레머 최고 행정관에게 업무인계가 끝나는 1~2주 내 바그다드를 떠나며 그의 참모 수명도 함께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바그다드 행정책임자인 바바라 보다인(전 예멘대사)은 전날 국무부로 전보됐으며 마가렛 터트와일러 ORHA 대변인(모로코대사)과 팀 카니 이라크 산업부 고문 등도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군정지도부의 전격 교체는 치안부재와 더불어 전력·식수난이 해결되지 않는 등 전후 이라크의 관리부실에 대한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가너 처장은 복구계획 차질과 함께 이라크 대민관계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해 비난을 받아왔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이날 바그다드에 정식 부임한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경비가 삼엄한 공화국궁에서 접근이 용이한 민간시설로 사무실을 옮기는 등 대민정책에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