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주 랠리' 주도 .. 12일 3.1%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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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랠리(rally)"가 오는 것일까.
인터넷주의 고속질주에 이어 12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기술주가 급등세를 타자 이같은 낙관론이 증시에 퍼지고 있다.
기술주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3.15%나 상승,기술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술주 강세의 직접적인 배경은 뉴욕발(發) 훈풍이다.
인텔 시스코시스템 등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자 기술주의 시가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혜택을 입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 이후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다소간의 부침은 있겠지만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대세상승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주 랠리
이날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반도체주가 동반 랠리를 보였다.
지난주 인텔 등 미 반도체업체들이 "반도체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혀 뉴욕증시의 기술주가 급등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D램 경기가 바닥권을 지나고 있으며 하반기 정보기술(IT)경기 회복에 대비해 반도체 업종의 투자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권유했다.
올 들어 줄곧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 오던 외국인도 '사자'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들은 "비중을 크게 줄여놓았던 기술주 펀드들이 삼성전자의 비중을 다시 높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60.0%까지 갔던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얼마전 50.8%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2.5%로 올라왔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점도 기술주 펀드의 재매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1백억달러 규모의 인텔 반도체공장 유치 기대감이 작용해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아토 심텍 등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중론도 없지 않다
기술주가 랠리에 본격 돌입했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강신우 PCA투신 전무는 "삼성전자의 강세는 그동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라며 "D램 경기 회복 등과 같은 펀더멘털의 개선징후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전무는 "프로그램 매수를 제외할 경우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상하지 않고 있어 이번 랠리는 북핵문제 등 그동안 시장을 눌렀던 악재가 해소되면서 나타나는 릴리프(relief·안도) 랠리로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욱 서울증권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을 예상할 만한 구체적 신호는 아직 없지만 전 세계적인 기술주의 상승세는 하반기 경기 회복을 선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선진국들이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펴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의 비중이 높고 북핵문제로 억눌려 있던 한국증시가 올해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큰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