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보수진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풀너 이사장은 13일(한국시간) "한.미 관계가 좀더 균형적이고 진정한 파트너 관계로 발전할 때가 됐다"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자신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미국인들의 인식이 틀렸다고 생각하는가. △노 대통령은 합리적이고 사려 깊은 인물이다. 정책면에서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그는 한·미관계나 한국의 미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한.미 관계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인식이나 비전이 미 행정부를 다소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시각이 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50년 한.미 동맹은 좀더 균형적이고 진정한 파트너로 발전돼야 한다. 그럴 때가 됐다. 노 대통령이나 부시 대통령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다. 큰 형과 작은 동생 같은 과거의 관계에서 벗어나 좀더 균형적인 관계를 맺길 원한다. 한국이 경제를 포함한 모든 사회 시스템을 세계의 표준으로 끌어 올리길 바란다. -두 정상간에 북한의 핵무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우려도 많다. △그는 12일자에 보도된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무기를 진정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핵 보유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거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니다. 미국과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 공감대를 토대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논의해야 한다. 한반도 문제는 한국과 북한간의 기본적인 관계에서 바라봐야 한다. -미 행정부 안에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온건파와 봉쇄나 경제제재를 선호하는 강경파간의 갈등이 많다고 하는데. △그 것은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우선 노 대통령이 월가를 먼저 찾고 한국 기업인들은 물론 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단까지 함께 온다는 것이 주목을 끈다. 주한 미상공회의소가 방미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또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멤버로서, 국제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동북아시아의 허브(경제중심지)가 되겠다는 의욕을 읽을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끝나면 노 대통령이 '아시아의 토니 블레어(영국 총리)'로 불릴 가능성이 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도 공통점이 많아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양국 관계도 일상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과 만찬을 하게 돼 있는데 어떤 조언을 할 것인가. △미군의 인계철선(북한이 공격하면 미군이 자동개입하는 역할) 같은 작은 이슈는 잊어야 한다. 용산기지를 이전하는 문제 등도 협의가 필요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양국 경제관계를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어떻게 리더역할을 하면서 주변국의 성숙한 파트너로 거듭날 것인지 등 큰 그림이 중요하다. 양국은 군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무역이나 투자는 물론 다양한 교류를 통해 양국 국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공통 관심사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