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13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 화물연대 파업사태에 대해 "정부가 노조측 주장을 다 들어줘 노조측의 기대치를 높인 게 사태 악화의 근본 원인"이라며 화살을 정부쪽에 겨눴다.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재계 대표들은 사태의 민감성을 감안, 자극적 표현은 가급적 삼갔다. 그러나 '친(親)노동계' 성향을 보이는 참여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에 대해선 못마땅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남홍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조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두산중공업과 철도파업 때 보여준 정부의 대응과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며 "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키는데 확고한 자세를 보였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은 후진적 물류시스템의 개선 쪽에 초점을 맞췄다. 현 부회장은 "전자물류화 등 물류 선진화를 위한 획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영 무역협회 부회장은 지진 후유증에 시달리는 일본 고베항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세계 3위의 물동량을 자랑하는 부산항도 이번 사태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