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저소득층 가구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건전한 것으로 인식돼온 주택담보대출마저 부실화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최근 서울 왕십리나 부천 수원 등지에서 주택담보대출 연체 사례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부실징후를 보이는 개별차주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도록 일선 영업점에 지시했다. 조흥은행은 이들이 주로 경기가 상승하던 1∼2년전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0대 가장의 저소득층 가구로, 경기침체 장기화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원리금 상환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인천 일부 지역과 서울 화곡동 정릉 응암동 등지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정확한 현황파악에 착수했다. 이들의 대출규모는 6천만∼7천만원으로 아파트나 연립주택, 상가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2분기 들어 카드부문과 개인신용대출 연체가 주택담보대출로 일부 전이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관계자는 "1∼2년전 집을 마련한 사람 가운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생계형 연체가 늘고 있다"면서 "아직은 단기연체 현상으로 장기 고정화되지 않도록 여신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