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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ㆍ중기 '윈 윈'] '거미줄' 구조의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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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북부 브레멘 외곽에 있는 칼레사는 밸브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부품업체이지만 특정한 모기업이 없다. 종업원 2백40여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독일의 내로라 하는 5개 대기업이 고객이다. 한국의 경우 한 대기업의 협력업체가 되면 다른 대기업에 납품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갖가지 제재를 당한다. 이는 관련기술과 정보가 경쟁업체로 빠져나가는 걸 꺼리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의 자동차생산업체인 벤츠는 약 8백개 협력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는다. 그런데 벤츠에 납품하는 8백개 부품업체들은 아우디와 BMW에도 제품을 판매한다. 따라서 독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거래관계는 피라미드형이 아니라 웹(web) 형태로 이뤄져 있다. 거미줄처럼 얽힌 연계생산체제의 한 지점에 부품업체가 존재한다. 독일에선 납품단가를 책정할 때도 모기업에서 일괄적으로 책정하진 않는다. 한국의 대기업처럼 올해는 납품단가를 전체적으로 3% 인하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납품업체에 이를 강요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개별부품업체들과 연간 계약을 맺고 계약에 따라 납품대금을 은행을 통해 즉시 지급한다. 독일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너가 경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일단 거래관계를 맺으면 장기간 유지되는 편이다. 하지만 올들어 임금상승이 납품단가 인상을 부채질해 대부분의 독일제품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독일 기업들도 해외로 탈출하려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부품의 품질만큼은 여전히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직업학교에서 철저하게 현장교육을 받은 숙련공인 마이스터들이 소신을 갖고 현장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들도 직능교육에 대해선 매우 철저하다. 이 나라는 은행이 거래중소기업을 철저히 감시하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부도로 인해 부품을 제때 납품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노사분규로 인해 부품을 제대로 납품받지 못하는 경우는 더러 있다. 현재 독일엔 약 3백20만개의 우수한 부품 생산업체들이 산재해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들은 미국 및 중국의 부품업체들과 거래관계를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독일의 지멘스 보쉬 등 유명 대기업들은 전세계 시장에서 부품을 조달해올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따라서 독일 대기업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부품업체는 브레멘의 칼레사처럼 여러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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