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구성하고 있는 1만8천개의 부품중 1만1천개를 중소기업에서 만든다. 컴퓨터는 패키지화된 부품 5백30개중 4백여개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이처럼 완성제품을 구성하고 있는 부품은 대부분 중소기업에서 만들어진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야만 세계적인 품질의 자동차와 컴퓨터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총 사업체수 2백86만개중 99.7%인 2백85만개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이 잘해야 대기업이 세계시장을 주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1981년 수탁기업체협의회제도가 만들어졌다.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 및 기업간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들이 당시의 '하청기업'을 대상으로 협의체를 만들도록 의무화한 것. 이 협의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대등한 관계에서 거래 및 정보 교류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다. 요즘 쓰이는 용어인 '협력업체'는 법률에 정해져 있는 수탁기업체는 물론 다른 부정기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차이가 있다. 협의회 숫자는 지난 94년 1백36개로 늘어났으나 99년 2월 기업규제완화 차원에서 협의회 구성신고 의무가 폐지된 이후엔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99년에 1백개, 2002년 87개로 줄었고 현재는 48개가 운영되고 있다. 숫자는 줄었지만 현재까지 존재하는 협의회들의 경우 내실이 튼튼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협의회를 보면 삼성전자가 협성회를, 현대.기아자동차가 협동회를, 현대중공업이 현중협의회를, 대우종합기계가 협력회를, 삼성전기가 협부회, 에스콰이아가 혁우회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를 통한 공동기술개발 성과도 크다. HSD엔진은 광희주물제작소와 실린더라이너를 공동 개발했고, 삼성전자는 이랜텍과 함께 배터리팩을 국산화했다. 또 쌍용자동차는 세원과 초정밀 품질혁신운동을 전개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협의회를 한층 더 활성화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협의회 활성화를 위해선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이를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에 금융 및 세제상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자주 거론해왔다. 기협중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조사대상업체의 51.1%가 대.중소기업간 협력확대 방안의 요체로 금융 및 세제지원이라고 응답한 적이 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