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태도가 요 며칠새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이틀 전부터 매수강도를 대폭 줄이더니 14일엔 7백97억원어치를 팔았다. 외국인은 지난달 말부터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종합주가지수 600선 돌파의 견인차 역할을 했었다. 새로운 매수주체로 떠오르며 시장의 분위기를 달구더니 갑자기 움츠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크게 두가지 점이 외국인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시장의 힘이 최근 부쩍 떨어지고 있다는 것과 한국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화물연대의 파업 등 투자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근모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은 "화물연대 파업이 시장에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진 않다"며 "그러나 신정부의 노동정책이 우려했던 것 이상의 친노동 성향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외국인 매도전환인가 적극적으로 팔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주식을 계속 사지도 않을 것이라는데 대체적인 의견이 모아진다. 지수가 600선을 뚫고 올라가는 데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기간 중 미국 다우지수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미국시장을 나침반으로 한국시장에서 매매방향을 결정했다는 뜻이다. 최근 미국시장이 약보합권에 머물자 매수강도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종목이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에 국한되고 블루칩 전체로 퍼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뚜렷한 한계를 갖는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상승장은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며 "북핵문제, 신정부의 정책방향 등 한국시장의 고유 리스크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은 굿모닝신한증권 이 부사장은 "한국의 강성노조에 대해 외국인은 항상 부담감을 갖고 있다"며 "화물연대 파업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경우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이번 파업 사태와 정부의 대처 수위 등을 지켜보며 신정부의 정책방향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화증권 이 센터장은 "노사분규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는 별로 없으나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정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