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011 애니콜 KTF…, 얼마 전 발표된 한국 최고의 브랜드 순위다. 세계적으로는 코카콜라 말보로 IBM 순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도 이들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브랜드의 파워'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은 발명과 고안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이들중 법규에 의해 지식재산권으로 인정받는 것은 특허 브랜드(상표) 실용신안 의장이 있다. 5월 19일 발명의 날을 앞두고 브랜드가 무엇인지 되새겨보게 한다. 저가(低價)를 무기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우리 기업들이 브랜드 파워에 눈 뜨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전세계 소비자가 인정해 주는 일류 브랜드라야 한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브랜드가 일류화할수록 그 가치는 막대해진다. 그래서 한 기업의 가치도 설비 부동산 등 장부가치보다, 브랜드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非)장부가치 비중이 30 대 70 정도로 훨씬 커지는 시대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 코카콜라는 그 가치가 6백90억달러, 우리나라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83억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게 작용하는 값어치를 말한다. 브랜드는 고객들 사이에서는 가격 프리미엄을, 투자자들에게는 주가 프리미엄을 제공한다. 나아가 매출을 늘리는 역할까지 하면서 기업의 성과를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같은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우선 보다 많은 소비자가 보거나 냄새 맡거나 맛보거나 느끼거나 들을 수 있는 이름, 될 수 있다면 이 다섯 모두를 나타내는 이름을 지을 일이다. 그러나 브랜드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진부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지속적인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문화와 연결시키기 위해 브랜드 자체를 진화시키지 않으면,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나 브랜드의 수명 연장은 어렵다. 브랜드 전략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GE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GE로 통한다. 회사 이름도 기업브랜드도 GE다. 에어컨 냉장고 등 모든 제품에 GE란 '통합브랜드(단일브랜드)'를 쓴다. 그러나 코카콜라는 이와 달리 한다. 제품마다 다른 이름을 쓰는 것이다. 코카콜라 파워에이드 환타 킨사이다 등으로 시장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 크게 보면 코카콜라처럼 개별브랜드를 활용해 성공한 기업이 있는 반면, GE처럼 통합브랜드 전략을 쓰는 기업이 있다. 따라서 통합브랜드와 개별브랜드중 어떤 전략이 더 낫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업영역과 마케팅 예산 크기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즉 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맞게 변신해야 한다. 세계는 브랜드 시대로 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체제는 각국 대표기업들 브랜드가 국가 이미지와 오버랩되며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하고 있다. 즉 하나의 기업이나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면 그 나라 전체산업에 후광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 같은 사례 몇가지가 있다. 노키아는 2002년 2월 세계경제포럼(WEF)으로부터 핀란드가 정보통신 경쟁력 세계 1위 국가로 꼽히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 체제 붕괴 직후 3류국가로 전락했던 핀란드를 일개 기업인 노키아가 정보통신의 신세계로 변모시킨 것이다. 소니는 일본을 섬세함·첨단기술력의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카세트 워크맨으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이룩한 경박단소(輕薄短小)라는 글로벌 문화 덕분이다. 전자기술력이 바탕이지만,브랜드 관리전략이 큰 몫을 했다. 스위스 시계산업은 스위스를 정밀기계 최강국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고급시계는 스위스라는 등식을 갖고 있다. 정보통신부문 세계 최고 국가로 만든 노키아, 싸구려에서 첨단제품의 대명사로 끌어올린 소니, 정밀기계산업은 스위스라는 등식을 만들어 낸 스위스 시계 등은 대표기업이 국가 이미지나 브랜드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주는지 잘 보여 준다. 따라서 제품 기업 지역 정부 등 주체별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때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발돋움하는 솔루션은 찾아질 것이다. < cac6878@yahoo.co.kr >